▶세상 이야기

단잠을 주무시는 마님을(20140.01.18~2014.01.22)

강남석 2014. 1. 30. 16:46

국민학교 여자동창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남석이지? 네는 날 잘 모를거야. 알려나? 얼굴 하얗고 공부 좀 하는 네를 내가 참 좋아했었는데" .

반갑고 즐거운 전화임에는 틀림없습니다."너의 애엄마한테도 이야기하고 설 지내고 한 번 만나자!"

좋은데 만나면 무슨 이야기를 할까요? 1년을 채 못 다녀서 공유하는 추억이 없는데.

그리고 애엄마가 모르면 안되나요?(2014.01.22)

 

 

 

보나마나 빼앗기니 고무신을 신고 가겠다는 저에게 어머니는 깨끗하게 빨아놓은 운동화를 내밀었습니다.

역시나 입대하여 반나절도 못지나 31사 신병훈련소 우물가에서

어떤 기간병에게 뒷축이 완전히 헤지고 구멍이 뻥뻥 뚫린 고물상도 비켜갈 신과 바뀌고 말았습니다.

사복을 반납하고 통일화를 지급받는 날까지 며칠을 그걸 끌고 다니느라 애먹었는데.

이름이나 봐둘 것을 ㅎㅎ겁나서 어디 쳐다보기라도 했었나요.(2014.01.21)

 

 

 

아들아이에게 미리 선물 심부름을 시키고 돈을 계좌에 송금하겠다고 그랬더니

카톡으로 보낸 문자 "알아서 입금하시면 됩니다.금액은 따로 정하지 않겠습니다.주실만큼만 주시지요.

 많이 주신다고 굳이 사양하진 않습니다." 어찌 꼭 그 금액만 부쳐 줄 수 있겠습니까?

그냥 눈 딱 감고 두 배로....이제 가족들에게 너무 인색하지 않으려고요.(2014.01.20)

 

 

일요아침 가게에 일이 있어서 집을 나서는데 웬일인지 애엄마를 비롯하여

세 식구 모두가 현관 앞에 서서 "잘 다녀오시라!"고 인사를 합니다.

갑자기 제 어깨에 힘이 들어갔습니다. 가장의 귄위를 대접받아서가 아니라

아직은 제가 우리 가족을 위해서 더욱 일해야 할 때라는 생각에서요.

그래! 좀 더 열심히 하자! 이 보다 못한 사람들 많다!(2014.01.19)

 

 

 

단잠을 주무시는 마님을 깨우기 싫어서 직접 아침준비에 나섰습니다.

 먼저 달걀 후라이. 후라이팬에 콩기름을 두르고 달걀 두 개를 투척.

"지지직!"가는 소금도 살짝 뿌리고.이윽고 뒤집을 차례.

숟가락으로 한쪽 끝을 들어 세우려는데 노른자가 방향을 잃고 사방으로 달아났습니다.

후라이는 저리 가버리고 달걀 범벅. 아직까지 단 한번도 성공한 적이 없네요.

중간이 움푹하게 파인 쌍 후라이팬이 있다면 그냥 가볍게 뒤집을 텐데.(2014.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