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불쌍한 영춘화(2025.06.13)
강남석
2025. 6. 13. 07:46
스마트 팜 농장 건설을 이유로 막아놓았던 남부터미널역 4-1.4-2 출입구가 칸막이를 걷어내고 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리하여 그간 칸막이 장벽 틈으로만 보이던 봄의 전령 영춘화도 역시 제 모습을 보였는데요. 벽 하나를 초록빛으로 완전하게 뒤덮어 내년 봄 노란 꽃이 만발한 장관(壯觀)을 그려보며 마음이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이걸 어쩌나요? 사나흘 뒤 모조리 사라지고 맨 벽면만이 기다립니다. 주변을 정리하면서 생각 없이 잘라내 버린 것 같은데요. 출입에도 지장이 없고 안전에도 전혀 무리가 없는 것을 지시가 잘못되었는지 이행을 과다하게 해버린 것인지 옆에 쌓아둔 애매하게 잘려버린 가지마다 슬픔이 묻어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