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삼월의 마지막 날(2025.03.31)
강남석
2025. 3. 31. 08:09
최근 열흘 중 8일째다. 애엄마의 앞뒤를 자른 무시무시한 경고입니다. 저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던 터라 백번 공감합니다. 술자리가 많아지면서 저의 치명적인 약점들이 마구 드러났습니다. 그것은 말이 많아지면서 한 말을 또 하고 또 한다는 것과 말이 격해지면서 음식물이 튀는 등 주위를 마구 오염시킨다는 것입니다. 이보다 심각한 것은 취한 도중에 주고받은 전화의 내용을 기억하지 못해 다음날 상대에게 다시 그 내용을 물어보는 일이 흔해졌다는 점입니다. 추한 모습들만 연신 보여주고 말았으니 이쯤 되면 술을 멀리하는 게 맞는데요. 글세요! 저의 이 약한 의지가 이를 허락할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삼 월의 마지막날 오늘 저의 술도 마지막 날이 되기를 바랍니다.

*술에 절은 어느 노인: 강대오 선생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