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무인 가게 (2025.03.23)
강남석
2025. 3. 23. 07:14
저의 영원한 동지 산하(山河) 형제들과의 점심 약속, 별수 없어 가게는 무인 체제로 운영하기로 문을 열어 놓습니다, 이윽고 동주 아우와 폭탄주 두 잔이 오고 갈 무렵 한 분의 주문 전화가 옵니다. 멀찍이 네 시 즈음 댁으로 직접 가져다드리겠다고 약속하고 잔을 비웁니다. 다시 세 잔 째, 또 전화가 울립니다. 필요한 상품 가져가시고 안쪽의 쇼핑백도 들고 가시라고 알려드리고 잔을 호기롭게 들이킵니다. 아따 동주도 술 실력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끝날 무렵 또 전화가 옵니다. 이번에는 여러 아짐들의 목소리와 함께 기다리겠다고 하십니다. 저의 미모(이 용어는 시인 황정산의 전매특허, 미안하다 잉)가 궁금하셨을까요? 이렇게 또 하루가 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