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현관 도어록의 반란(2024.01.25)
강남석
2024. 1. 25. 07:41
술에 흥건하게 젖어 집에 도착한 저의 눈에 애엄마와 딸아이가 동시에 눈에 들어옵니다. 화들짝 놀라 옷매무새를 챙기며 자세히 보니 또 다른 어떤 분이 도어록에 매달려 무언가 열심히 작업 중이고 둘은 그걸 지켜보고 있습니다. 어떤 연유인지 문이 안 열려 그걸 수리중이었는데 저를 보더니 전력(戰力)에 보탬이 안 되니 다른 곳에 비켜있다가 전화 후 들어오라고 합니다. 결국 마지막에는 시스템 자체를 완전히 부수고 맨 몸을 드러낸 후에야 문을 열 수 있었다 합니다. 훤하게 똟린 구멍 두 개와 바닥에 흩어진 잔해들이 전쟁터를 방불합니다. 다음 날 업자가 임시방편으로 설치했다는 새 도어록도 어찌 아슬아슬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