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빛들의 향연(2023.12.10)
강남석
2023. 12. 10. 07:32
추위가 한층 누그러진 새벽 한강에 빛들의 향연이 한창입니다. 음력 10월 28일 하늘의 별과 달이 그 자리를 살짝 바꿔 오늘은 금성이 총감독에 나서고 그믐달이 연출에 나섰습니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다리 위와 도로 옆의 가로등들이 그 빛을 연신 발하고 그 사이로 자동차들의 불빛이 거침없이 달립니다. 건물들은 나름 자기들만의 특별한 색으로 단장 그중 붉은 빛이 가장 화려해 보이고요. 아직은 살아있는 저의 눈빛도 이들과 함께 세상에 불을 밝힙니다. 갑자기 숨어 있던 열차의 긴 빛은 한강 동작대교 위에서 쏜살같이 존재감을 과시하더니 금방 또 사라집니다. 이를 지켜보는 한강 물고기들의 합창은 생의 환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