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길거리 갈퀴나무(2023.11.08)

강남석 2023. 11. 8. 07:04

추위를 재촉하는 늦가을 비바람이 휩쓸고 간 거리에는 낙엽 등 온통 갈퀴나무 천지입니다. 아무도 쳐다보지 않고 치우시는 분들에게는 일감으로만 보일 텐데요. 사실 그 옛날 땔감으로 안성맞춤입니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던 영암 회문리 어린 시절 우리 집은 아궁이 불을 때기 위해서 땔나무 역시 자급자족을 해야 하는 터, 그 일은 오로지 어머니 몫이었습니다. 월출산 아래지만 거기까지는 좀 멀어 어머니는 집 뒤 까끔(동산)에서 떨어져 쌓인 검불이나 솔잎을 긁어 오셨습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항상 뒤안(뒤꼍)에 몇 둥치씩은 꼭 쌓아놓았는데 오늘 어머니께서 이 길을 보셨다면 아마 갈퀴를 들고 나셨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