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학폭문제를 보면서(2023.10.22)
강남석
2023. 10. 22. 08:00
우리 사회 보통의 상식과 교양을 가진 부모들은 자기 자식이 남의 자식을 고의로 때려 상처를 입혔다면 자기 아이를 대신해서 그 부모를 찾아가 사과하고 맞은 아이의 상처를 보듬어주면서 마음을 누그러뜨리는 일을 우선적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실제로도 대부분 사람은 그렇게 하면서 두 가족 간의 일로 끝내지 않습니까? 요즘 아이들의 학폭 문제가 크게 사회문제로 확대되고 언론에도 자주 노출되는데 이 경우 대부분의 가해자 부모가 공교롭게도 소위 말하는 힘 있는 공직자들입니다.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은 상식과 교양의 수준도 일반인들과 별개의 차원인지 모르겠으나, 수신(修身)도 제가(齊家)도 덜된 사람들이 치국(治國)의 길로 엉겁결에 들어섰으니 보이는 게 없었을 것입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일입니다. 학교에 배구부가 있어서 방과 후에 운동장에서 연습하는 모습을 지켜보곤 했었는데요. 어느 날 사이드라인 밖에서 구경하는 제 머리 위로 공이 날아오는가 싶더니 동급생 선수이던 오동* 군이 제 얼굴에 주먹을 날리고 경기장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영문도 모르고 한 대 얻어맞은 저는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어서 분한 마음을 내내 이기지 못해 마음속으로만 “저 새* 얼른 죽어부러라!”고 빌었습니다. 하늘로 전달 되었을까요? 그 아이 서른을 갓 넘긴 나이에 스스로 세상을 등졌습니다. 그래도 화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그때의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으로 남았는데요. 오늘을 기해 내려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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