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함 사세요(2023.04.01)
강남석
2023. 4. 1. 08:05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함 파는 소리 들렸으랴. 요즘 동네에서 함 파는 소리나 함 파는 모습을 보기 어렵습니다. 아니 없어졌습니다. 땅거미가 지고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면 친구의 신부집 동네 어귀에 모여 어떻게 함을 잘 팔 것인가 작전 회의가 열립니다. 함진아비는 뉘가 할 것이며 청사초롱은 누가 들 것이며 그리고 함 값 흥정은 또 누가 할 것이며 모두 즐거운 흥분이 고조에 오릅니다. 함 값을 더 받으려고 떼쓰는 것도 아니고 덜 주려고 머뭇거리는 것도 아닌 그저 한 집안의 잔치를 이웃에게도 알리고 서로 축하하고 덕담과 준비한 음식을 나누는 흥겨운 우리의 풍속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