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짐과 아가씨(2023.02.23)

“보는 책이 성경이에요?” 대답이 없자 다시 묻습니다. “보는 책이 성경이에요?” 제 옆자리의 포동포동하여 복스러운 아가씨가 여기저기 형광펜으로 열심히 줄을 그은 성경책을 펼쳐놓고 보고 있자 모자를 쓰고 너무 말라 안쓰럽게 보이는 아짐이 옷이 가득한 보따리 하나를 들고 가면서 던진 말씀입니다. 마지못해 아가씨가 “네”라고 대답을 합니다만 옆의 저는 보따리 아짐의 다음 말씀이 거칠어질까 조마조마합니다. 순간 아가씨 편을 어떻게 들어야 할지 고민을 했습니다만 다행히 그 여인이 그냥 다음 칸으로 건너갑니다. 성경책을 들여다보던 옆의 아가씨는 이미 스마트폰 화면에 눈길을 숨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