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행여 자신도(2022.06.29)

강남석 2022. 6. 29. 07:58

행여 자신도 뽑힐세라 딱 한 송이를 급하게 피운 나팔꽃이 애처롭습니다. 가게 앞 빈터가 황량하여 나팔꽃 씨앗을 뿌리고 국화를 삽목해서 기르고 고추 모종을 심었습니다. 누가 보아도 일부러 가꾸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환경정리라는 임무를 부여받은 경비아저씨 손에 어느 날 모두 잡초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라 말릴 틈도 없어서 뽑힌 국화와 고추 모종의 눈물이 저의 분노로 변했습니다. 그러나 어쩌랴? 살아남은 나팔꽃에 남은 정을 쏟고 있는데 아저씨 손길이 또 두려웠는지 저리 일찍 피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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