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우리나라 양말계 패션은 제가 리드하는 것 같습니다. 어쩜 저리 확연하게 다른 짝짝 양말을 골라 신었을까요? 더구나 아침 산에 오르면서 신을 갈아 신기까지 했는데 그때도 몰랐습니다. 점심 무렵 잠시 신을 벗고 무거운 발을 의자에 올렸을 때 비로소 눈에 들어옵니다. 갑자기 부끄러운 생각이 들며 새벽 양말을 신을 때의 순간을 떠올립니다. 안방 건조대 맨 아래 줄에 걸린 양말 두 개를 걷으며 무심의 경지에 이르렀던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던 역대급 짝짝이 양말 패션은 단 하루로 그 막을 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