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국면에서 토론을 회피하는 후보가 있어서 세간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저는 첫 토론의 기회가 중학교 3학년 국어 시간이었습니다. 당시 박순범 선생님께서 “덕이 먼저냐? 지혜가 먼저냐?”는 주제를 놓고 덕편에는 반장인 박진규 군을 지혜편에는 저를 불러세웠습니다. 저는 당시 글이나 말로 진규의 상대가 안 되었습니다. 거의 시인 수준이던 진규는 어쩜 말도 그리 잘하는지 보는 저도 감탄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만 선생님께서는 덕이나 지혜는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가치라는 결론으로 마무리 저의 체면을 살려주셨지요. 2 년 전 진규와 이 이야기를 나눴는데 기억을 못 합니다. 승자의 넓은 아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