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지난 수요일 경기도 여주(2020.05.29~2020.06.02)

강남석 2020. 6. 4. 10:31

 

건물에 때 아닌 합창 소리가 요란합니다. 무슨 찬송 모임이 있나 궁금해서 소리를 따라갔습니다. 멀리 못가 우리 가게 앞 부동산 사무실에서 흘러나옵니다. 그런데 문도 닫혀있고 사람들도 겉으로는 전혀 보이지 않아 창의 빈틈으로 안을 들여다보았습니다. 부동산 젊은 아짐이 pc스크린을 쳐다보면서 노래 따라 부르기 삼매경입니다.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간간 율동까지 곁들여 마치 신이 들린 듯합니다. 앞집 아짐을 어디 나무랄 수 있겠습니까? 시끄러웠지만 끝나기만을 오매불망 기다렸습니다. (2020.06.02)

 

 

 

보통 가족이라는 말과 같이 쓰이는 식구의 사전적 의미는 같은 집에서 살며 끼니를 함께 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우리 식구들은 올 해들어 한 자리에서 함께 밥을 먹은 게 설날 아침 딱 한 끼뿐입니다. 둘이 먹은 경우도 손으로 꼽을 정도입니다. 서로의 개성을 너무나 존중하는 것인지, 실질적 가장인 애엄마의 무한 자유로움에 기인하는 것이지, 각자의 일에 너무나 충실해서인지 모르겠으나 좀 심하다 싶습니다만 그래도 유월 중 하루는 예정되어 있습니다. 아버지 제사!  만족하고 살아야지요. (2020.06.01)

 

 

 

서초소방서에서 긴급구조 통제단 차량을 필두로 119차량 세 대와 더불어 여러 소방관들이 건물 앞에 도착하여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이곳저곳 수색과 아울러 신고자와 계속 통화를 시도하는데 연결이 여의치 못합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 경찰112차량이 도착하더니 허위신고라며 상황을 종료시킵니다. 기도를 하는데 하느님이 죽으라면서 그리 시켜서 전화를 했다고 합니다. 한통의 쓸데없는 전화가 얼마만한 사회적비용을 유발시키는지  어이가 없습니다. 하느님은 절대 죽으라고 말씀하시지 않는데. (2020. 05.31)

 

 

 

오늘은 한강변에서 만나는 꽃들을 차례로 정리해보겠습니다. 여의도에서 한강으로 접어든느 순간 바로 마주치는 꽃이 바로 개망초입니다.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어서 여기라도 예외가 있겠습니까? 조금 걸어 길 가 경사진 곳에는 갈퀴나물 꽃이 반갑니다. 자꾸 갈쿠나물이라 불러집니다. 그리고 또 노래로도 다정한 찔레꽃에 이어 요즘은 인동덩굴 꽃도 색깔을 달리하며 자신을 자랑합니다. 인공으로 가져다 심은 해당화 꽃도 있고요. 금계국, 토끼풀, 지칭개, 노랑꽃 창포, 메꽃, 꽃양귀비, 애기똥풀, 수레국화 반포지구에 이르면 마지막으로 가우라꽃이(2020.05.29)

 

 

 

지난 수요일 경기도 여주 강천면 어느 야산의 골프장에 메꽃 몇 송이가 저를 반깁니다. 반가운 마음에 다가가보니 메꽃과 꽃모양은 같으나 잎이 확연히 다릅니다. 이름하야 갯메꽃입니다. 이름처럼 바닷가에 있어야할 갯메꽃이 어쩌다 이리 산속 골프장에까지 와서 “나이스 샷!”을 외쳐야할까요? 갑자기 안쓰러워졌습니다. 골프장을 다지려고 바다 모래를 가져오면서 자고 있는 저 아이를 같이 데려왔지 않나싶습니다. 귀화한 나팔꽃에 밀려 바다로 나간 것도 슬픈데 ......(메꽃과 갯메꽃은 국산토종, 나팔꽃은 외래귀화종) (2020.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