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자유자재로 전송할 수 있는(2019.12.01~2019. 12.03)
아침 8시를 갓 넘긴 시간 첫 손님이 오십니다. 출근하는 길에 주기적으로 들리시는 인근 회사의 아짐 고객입니다. 오시는 모든 분들이 다 반갑지만 이렇게 일찍 얼굴을 보여주시는 분들은 모두 천사 같습니다. 하루가 마냥 즐거움으로 가득 찰 분위기를 만들어 주십니다. 올 1년 감사의 말씀과 함께 작은 선물을 안기며 회사로 향하는 그분의 발걸음을 가볍게 해드렸습니다. 우면산에서 불어오는 찬바람도 잠시 숨을 고릅니다. (2019.12.03)
모두 안경을 쓴 네 명의 할머니들이 테이블 하나를 차지하고 앉았습니다. 서로 말들이 편한 것으로 보아 오늘 동창계를 하는 날인가 봅니다. 이윽고 메뉴를 선택할 차례 한 분이 나는 당이 있어서 뭐는 못 먹어 하니까 이내 다른 분이 나는 고지혈이 있어서 그건 못 먹어 합니다. 이에 다른 한 분이 장약을 먹는 중이라 저것은 못 먹어 합니다. 결국 네 분이 각각 다른 음식을 주문합니다. 한참을 서서 결정을 기다리던 음식점 아짐의 미간이 찌푸려졌습니다. 곗날이 아닌가? (2019.12,02)
저처럼 잡혀 사는 사람은 귀가시간에도 많은 신경을 써야 합니다. 출근시간은 늘 일정한 제가 귀가 시간은 술자리 때문에 가늠하기 어렵습니다만 그래도 애엄마보다는 일찍 들어가 마치 진작 들어온 것처럼 웅크리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은 술 없이 들어가 모처럼 칭찬을 듣겠다싶어 기다리는데 그분이 오시지 않습니다. 새벽이 되어도 전화도 없습니다. “이게 뭡니까? 애엄마 나빠요. 출장을 가시려면 예고를 하셔야지요. 그래야 저도 계획을 세우지요.” (2019.12.02)
남부터미널 구내 정성 김밥집 사장님은 정성 김밥을 점심으로 드실까요? 늘 우리 가게에 들를 때마다 정성 김밥을 들고 오시더니 어느 날은 김밥 대신 맨몸으로 와 점심을 같이 하자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정성 김밥으로 가서 정성 김밥을 먹자는 줄 알았는데 다른 곳으로 가자고 합니다. 하여 저는 정성 김밥집 사장님도 정성 김밥이 아닌 다른 음식을 드시는구나 알게 되었습니다. 밝은 아짐 사장과 정성의 아재 사장이 부르는 합창으로 정성 김밥은 언제나 만원입니다. (2019.12.01)
사진을 자유자재로 전송할 수 있는 시대가 되어서 여러모로 편리합니다. 일요 새벽에 오래된 앨범을 뒤지다가 우리 집에만 있음직한 추억의 사진들을 관련된 사촌형제들에게 모두 뿌렸습니다. 역시나 동이 밝아오자 저의 카톡에 불이나기 시작했습니다. 다들 즐거워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그리고 옛날로 돌아가 그 자리에 앉습니다. 고등학생이 되고 중학생이 되고.... 강진의 이모님들과 함께 선 어머니 사진은 저 역시 뜻밖의 기쁨입니다. (2019.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