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남부터미널 구내에 송사부(2019.11.10~2019.11.14)

강남석 2019. 11. 18. 08:33


왼쪽 아래 어금니 두 개가 고목나무 뽑혀나가듯 빠져 나가면서 흘리는 눈물이 제 마음을 마구 흔들어 놓습니다. 60여년 함께 했으면서 이렇게 내팽개칠 수 있느냐는 절규에 저 또한 만 하루가 허전하고 또한 불편합니다. 그 자리에 곧 새나무가 심어져 저와 또 몇 년을 같이 하겠지요.이래저래 올해 제 입속은 수난의 연속입니다. 지난 2월에는 다친 얼굴 수술을 하느라 입천장 쪽으로 칼이 들어갔었는데요. 이번에는 아래쪽으로 굴삭기까지 동원 되었으니 입의 물만 또한 이만저만이 아닐 것입니다.(2019.11.14)



수능일입니다. 수능일답게 날씨가 영하로 떨어져 올 가을 들어 제일 춥습니다. 전국의 절에서 교회에서 또는 성당에서 학부모들이 드리는 기도의 기운이 위로 올라가 그 기운이 하늘 전체를 덮어버려 이에 햇빛의 기운이 내려오지 못하기 때문에 수능일등 전국 단위 입시일은 춥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최근 몇 년의 수능일은 그리 춥지 않았는데 올해 학부형들의 기도가 더 간절하나 봅니다. 그 기도와 정성 덕으로 편하게 시험들을 잘 봐서 모두 원하는 대학에 가기를 바랍니다. (2019.11.14)



군 시절에도 경험하지 못한 유격훈련을 꿈속에서 하다 줄을 놓치는 바람에 침대 밑으로 굴러 떨어졌습니다. 순간 현실로 돌아왔는데요. 오른쪽 무릎부터 떨어졌는지 몹시 아팠습니다. 살다가 별일입니다. 유격훈련도 처음이고 침대에서 떨어지는 일도 처음입니다. 앞으로 또 어떤 새로운 일을 처음 겪을지 모르겠습니다. 부어오르고 파랗게 멍든 오른 무릎에 파스를 붙이며 유격, 유격 23번 올빼미 도하준비 끝 구호를 외칩니다. (2019.11.12)



10여년 우리 가게에 출입하시는 인근 회사의 아짐 고객의 프로필에 자식의 결혼식을 암시하는 사진이 지난 9월에 올라왔습니다. 그간의 인연으로 축하드리고 싶었지만 당일 다른 약속이 있어서 가지를 못하고 어찌 축의금을 전달할 기회도 놓쳤습니다. 어제 마침 그 아짐이 오시기에 다짜고짜 아이결혼을 축하한다고 하였더니 얼굴이 환해지십니다. 재빨리 축의금을 전달하며 우리기 10여년 인연인데 모른 체 지날 수는 없지 않냐하였더니 고맙게 받겠다고 합니다. 덩달아 창밖의 햇님도 웃습니다, (2019.11.11)



남부터미널 구내에 송사부 고로케점이 있습니다. 맛도 괜찮고 가격도 저렴해서 저도 간간 이용하는 데요. 주로 오백 원짜리와 천 원짜리 서너 개를 가져옵니다. 그런데 두 가격대가 모양이 똑같아 육안으로는 전혀 구분이 안 되는데 계산대의 여직원은 단번에 구별을 해냅니다. 도대체 무슨 비밀이 숨어있을까 궁금하여 저도 관찰에 들어갔습니다. 역시나 차이 하나가 존재합니다. 오백 원짜리 겉에는 설탕뿐인데 천 원짜리에는 검은 깨가 살짝 묻어 있습니다. (2019.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