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가 깊은 나무는 바람에(2019.09.14~2019.09.17)
건물 청소를 하는 새 아짐의 방문이 있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남부터미널 구내식당의 새 아짐의 방문이 있었습니다. 몰론 혼자 오시는 게 아닙니다. 두 분 다 기존 아짐의 손을 잡고 함께 왔습니다. 추석 전 저의 작은 홍삼 선물에 고맙다는 말을 전하려고 온 것입니다. 새 아짐들의 얼굴을 정면에서 쳐다보기는 처음입니다. 역시나 새 아짐들이 나이가 더 어리니 훨씬 예뻐 보입니다. 그런데 기 아짐들과 새 아짐들 중 누가 가자고해서 왔는지 저는 모릅니다. (2019.09.17)
아침부터 황당하고 불쾌한 일을 당했습니다. 건너편 메가휘트니스센터(1588-3910)에 년 단위로 등록하여 4년여 이용하고 있습니다. 마침 기간이 하루 남아 1년 연장을 하려했더니 이제부터는 1960년 이상은 3개월 단위로 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년 단위 등록을 피해 실제적 가격을 올려 소위 노년층 출입을 막아 물 좋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고약한 발상입니다. 호텔 휘트니스 센터에 그런 경우가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막상 동네에서 당하고 보니 기가 찹니다. 어떻게 하는 게 좋겠습니까? 불을 지를까?
(2019.09.16)
어느 사이 우리 집 최고 명절로 자리 잡은 애엄마 생일입니다. 비록 하루 어떻게 그분에게 감동을 안길까 매년 노력합니다만 그도 세월이 흐르다보니 여러 가지 수를 다 노출했습니다. 그리하여 올해는 직설화법을 동원하여 우리 집에서는 듣지도 부르지도 않은 여보를 선택했습니다. "사랑해요 여보!" 좀 낯간지럽습니다. 그래도 만세에서 벗어났으니 제가 보기에 진일보했으며 정이 뚝뚝 넘쳐흐릅니다. 꽃다발을 전하며 얼싸안는 제 옆에서 딸아이가 쇼윈도우 부부라고 합니다. (2019.09.16)
일이 있어 남부터미널 구내로 들어가려는데 앞서가던 청년이 문을 잡고 제가 들어오기까지 기다려줍니다. 당연히 저도 고맙다는 인사를 합니다. 저 역시 항상 어느 장소에 들어갈 때 뒤에 바로 따라오는 분들이 있으면 문을 잡고 기다려주는데 이 청년도 아마 몸에 배인 습관일 것입니다. 물론 잡아주지 않아도 탓할 사람 없고 잡아줘도 뭐가 뭔지 모르는 사람들 많지만 이런 작은 성의 하나가 이 청년의 품격을 높여줍니다. 밝은 사회 명랑한 사회를 만드는 디딤돌입니다. (2019.09.14)
뿌리가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흔들리고... 용비어천가 2장 첫 구절입니다. 태풍 링링에 한강도 피해 갈 수 없어서 뿌리가 깊지 못한 나무는 그 뿌리까지 송두리째 뽑혔습니다. 저도 제 마음의 깊이가 깊지 못함을 일찍이 깨닫고 부단히 노력해오고 있습니다만 여전히 종재기(종지) 수준에 머물러 작은 충동이나 충격에도 마구 흔들립니다. 심지어 듣고 싶지 않은 말 한마디에도 상처를 받습니다. 마음을 키우고 깊게 가져가는 일은 끝까지 가져갈 저의 숙제일지 모릅니다. (2019.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