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출근길 같은 시간대의 전철에는(2019.07.17~2019.07.19)

강남석 2019. 7. 19. 11:50

한강의 물고기들은 어른 팔뚝만해서는 고기 취급도 못 받습니다. 적어도 허벅지 정도는 되어야 그래도 고기라고 대접을 받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른 아침이면 이런 고기들이 자기 몸집을 자랑하러 물가까지 어슬렁어슬렁 다가옵니다. 어떤 고기는 물 밖으로 큰 입만 내놓고 뻐끔거리고 보다 장난기 심한 고기는 물 밖으로 몸을 한번 힘차게 솟구칩니다. 박주가리 향기를 쫓아 메꽃들의 환영을 받으며 반포천과 한강이 합쳐지는 동작역 근처에 이르면 이들 물고기들의 몸 자랑이 절정에 이릅니다.(2019.07.19)




날이 더워지면서 여성들의 패션이 훨씬 가벼워지고 있습니다. 올해는 가슴골이 드러나는 옷들이 많아 저절로 눈을 그쪽으로 가게 만드는데요. 이거 좀 곤란한 장면들이 가끔 발생합니다. 아무래도 젊은 아가씨들 가슴이라 쳐다보다 눈이라도 마주치면 나이든 분이 주책이라 생각할까 그러지 않을려고 하는데 눈이 말을 안 듣습니다. 나이든 분 가슴은 괜찮고 어린 가슴에게는 미안한 저의 이중 잣대를 고발하며 올 여름 더위도 가슴과 함께 잘 견뎌내시기 바랍니다. (2019.07.18)




우리 집의 실질적 가장이시며 기둥이신 애엄마를 위해 제가 아침에 하는 일이 둘 더 늘었습니다. 기존 홍삼을 컵에 따라 머리맡에 놓는 일에 요즘 장이 불편하다해서 유산균 두 정을 추가했습니다. 행여 자다가 전화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 없이 누워서 받도록 스마트폰 역시 머리맡에 두고 옵니다. 세 가지 일 다 어렵지 않아서 단 하루도 거르는 법이 없이 규칙적 지속적 입니다. 알아달라고 하는 일이 아니고 가장의 건강이 곧 우리 집의 건강이니 가족의 일원으로 이 정도는 봉사해야 안 쫓겨나고 간간 술도 취해 들어갈 수 있습니다. (2019.07.18)



출근길 같은 시간대의 전철에는 같은 사람들이 타는 경우가 많아 그분들 개개인의 특성까지 저절로 파악하게 됩니다. 그중에 천진난만한 얼굴에 웃음기가 가득해 마치 천사처럼 보이는 한 소녀가 있습니다. 하얀색 옷을 즐겨 입고 책이 가득 든 팩을 맨 학생으로 보이는 데요. 이 소녀 어느 한 곳에 있지를 못하고 이 칸 저 칸을 계속 옮겨 다닙니다. 터미널에 이르는 동안 몇 번을 그러는데 어떤 연유인지는 모르겠으나 조금은 짠합니다. 언제까지 밝은 표정은 변함없기를 바랍니다.(2019.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