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에 문을 여는 건너편(2019.01.13~2019.01.15)
결혼기념일을 맞아 애엄마에게 옛날부터 선물을 하고 싶은 게 딱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제 손으로 돈을 벌어 BMW 승용차를 그분 가슴에 안기는 것입니다. 꼭 BMW 승용차를 찍은 것은 제 역사에 조금 한이 남는 게 있어서. 아무튼 불행하게도 저는 술 마시는 재주는 기발해도 돈 버는 재주는 눈곱만큼도 없어서 이번 역시 장난감 승용차를 살만한 금액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오로지 애엄마 자신만을 위해 쓰라고 덧붙이면서요. 짜잔한 저는 아마 내년에도 또 이 수준에 머물 것입니다. (2019.01.14)
지난 가을 무렵부터 술을 마시고 난 다음 날 보다 술을 안 마신 다음 날의 컨디션이 더 좋습니다. 전에는 술을 먹은 다음 날 더 기분이 좋고 활기가 있었는데 몸이 변했습니다. 애엄마에게 내가 갱년기냐고 물었더니 벌써 지났고 이제 확 늙어가고 있답니다. 그 대답을 듣고 보니 변한 게 그뿐 아닙니다. 얼굴의 주름살이 굵어져 크게 웃으면 주름살만 보입니다. 머리카락 숲이 엉성합니다. 빗을 머리가 없습니다. 야동을 봐도 요지부동입니다. 그냥 흘러가는 그림입니다. (2019.01.15)
새해 들어 우리의 박용득 사우가 경기도 어느 중견기업의 연구소장으로 추대되어 곧 첫 출근을 합니다. 영특 총명하고 재기발랄한 박소장을 영입해가는 그 회사는 곧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듭할 것입니다. 우리 대림의 석유화학 부문은 우리나라 석유화학 인재의 보고이며 산실입니다. 제가 1982년 호남에틸렌 면접시험에 응시하러 왔을 때 당시 서울고 3학년이던 용득 군이 저의 면접연습을 도왔습니다. 당시 둘이 연습했던 질문을 고스란히 던지셔서 저와 용득 군이 우리 회사와 연을 맺게 되었다는 전설을 소개합니다.
(2019. 01.13)
새해 벽두 어느 모임에서 비록 애교석인 핀잔이지만 제가 너무 말이 많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사실 저는 어느 모임 어느 자리 심지어는 골프장에서도 경직된 분위기를 싫어하여 제가 말이나 농담으로 그 자리를 즐겁게 만들려는 어떠한 사명감 같은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니 선척적으로 타고 났는지도 모릅니다. 아무튼 그 분의 지적을 받아들여 신년 친구들과의 스크린 골프에서 부터 입을 닫았습니다. 웬일입니까? 만년 꼴찌를 면했습니다. 특히 마지막 세 홀을 파로 마무리 했습니다. 처음 일입니다. (2019.01.13)
10시에 문을 여는 건너편 블루클럽의 문이 9시57분 열려있기에 머리를 자르러 갔습니다. 안에서 사내 한 명 밖에서 사내 한 명이 청소 및 정돈 중이었습니다. 밖의 사내가 이렇게 일찍 오면 안 된다고 합니다. 갔다가 한참 후 다시 돌아오라고 합니다. 당연히 저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문 열자마자 찾아온 첫 손님을 반가워하며 앉아서 잠시 기다리고 해야 될 것을 가라고 하다니. 그냥 인근 사우나 이발소로 향했습니다. 아짐들이 있을 때는 그러지 않았는데 하여튼 아재들이 문제여! (2019.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