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잼병에 골프 둔재인(2018.09.11~2018.09.15)
양손에 홍삼을 들고 지정한 장소로 배달을 갔으나 사무실도 전화를 받지 않고 당사자도 전화를 받지 않습니다. 아침 9시로 약속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감감 무소식이니 왕복 1.6km의 거리를 걷기 운동했다 생각하며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체적으로 이른 아침 오시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분들도 드물어서 행여나 하는 마음으로 기다리는데 오늘은 움직임이 수반되었으니 다소 맥이 빠지는 모양새가 되었습니다. 좋은 일의 전주곡으로 여기며...... (2018.09.15)
알다가도 모를 일이 아짐들의 마음입니다. 일 년에 한두 번 올까말까한 허스키한 목소리에 피부색이 약간 검은 아짐고객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분 저하고 무슨 원수가 지셨는지 오시면 저를 좀 거칠게 대합니다. 짜증인지 앙탈인지 모른 그런. 그래서 그저 그러려니 했는데요. 이번에 자기보다 젊고 세련된 아짐 비서와 함께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그 비서의 손에서 본인 회사의 추석 선물 리스트가 딸려있었습니다. 어머나! 이제까지 그럼 그런 것은 뭥미? (2018.09.14)
제가 가끔 이용하는 우리 가게 인근 도시락 집 아짐도 오목조목 참 예쁘게 생겼습니다. 항상 바빠서 말 몇 마디 못 나누는데요. 점심시간을 지나가자 한가해 마침 기회가 왔습니다. “여기 도시락이 식당의 밥보다 집에서 하는 밥 같아서 좋고 맛있습니다.” 얼굴에 기뻐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에고 뭐라고 말씀을 드려야할지 쑥스럽네요. 아마 좋은 쌀을 써서 그렇게 느끼실 거에요!” 마냥 수줍은 얼굴로 도시락을 건네는 손 또한 어쩜 그리 예쁜지. 그렇게 서초동의 가을은 또 연분홍빛입니다. (2018.09.13)
새벽 2시50분에 일어나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아침형 인간인 저와 달리 애엄마와 아이들은 저녁형이라 2시50분 제가 거실로 나온 시간에도 아직 자지 않고 자기 일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로 보아서는 모처럼 가족 모두를 한꺼번에 본 시간이기도 합니다.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자는 사이 다른 식구들은 들어오고 다른 식구들이 자는 사이 저는 나오기 때문에 가족 모두를 본다는 것이 일이 되고 만 것이지요. 사명감을 가지고 각각 말 한마디를 붙이고 나니 잠은 여의도를 건넜습니다. (2018.09.12)
운동 젬병에 골프 둔재인 저에게 요즘 연달아 희망이 보이고 있습니다. 어제 이미 약속된 모임이라 가게를 비울 수 없는 형편에도 불구하고 채를 들고 나섰습니다. 어렵게 나왔으니 좀 더 잘 쳤으면 하는 바람이 통했는지 가감 없이 88타를 쳤습니다. 제대로 90개를 넘기기는 제 골프 역사에 처음일입니다. 지난 주 친구들과 스크린에서 9홀 3오버파에 이어 연이은 낭보입니다. 설레고 기쁜 마음을 누가 알겠습니까? 추석을 향해 달리는 나락과 수수들의 익어가는 웃음이 함께 했습니다. (2018.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