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작은 이유라도 있으면 그 이유를(2018.08.28~2018.09.02)

강남석 2018. 9. 4. 17:26

연이어 열린 두 번의 한일전에서 두 수 아래 전력으로 평가된 일본을 거침없이 누르지 못하고 끝까지 조마조마하게 만들었습니다. 경기라는 것이 꼭 이기라는 법도 없고 진다고 해서 크게 국익이 손상될 이유도 없는데 간절히 이기기를 바랐던 것은 젊은 선수 몇의 병역문제가 걸려있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두 경기 모두 이겨 바라던 바로 되었으니 걸림돌을 제거한 선수들의 앞날이 활짝 더 열리기를 바랍니다. 그나저나 국가대표 야구 감독은 세대교체를 해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2018.09.02)




청소 아짐과의 숨바꼭질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화장실을 가다가 아짐의 뒤꼭지만 보여도 곧장 되돌아오는 저를 아는지 모르는지. 가게 주위 청소를 하면서 안을 들여다보는 아짐의 존재를 알면서도 짐짓 모른 체 하는 저를 짐작은 하시는지. 어제는 해체한 박스들을 양손에 모아 앞이 안보일 정도로 들고 가는데 어느 사이 아짐께서 달려오셨습니다. 자신이 지하로 내려가니 대신 버리겠답니다. 금방까지 안보였는데 어디서 오셨을까요? 성의는 고마운데 그리 달갑지는 않습니다. (2018.09.01)





산발한 긴머리에 계절에 어울리지 않은 옷차림으로 우리 건물 주위를 배회하는 노숙 비슷한 아짐 한 분이 계십니다. 더운 날은 은행 현금인출기 앞 소파에 누워있기도 합니다. 오늘 이른 아침 제 가게에 물건을 둘러보겠다며 들어오셨습니다. “아이고 이거 큰일이네, 나가지 않으면 어떻지” 불안감이 밀려왔으나 겉으로 표출할 수는 없는 일. 최대한 공손한 목소리로 "네에 어서 오세요. 마음껏 둘러보셔요!" 우려와는 달리 한 바퀴 휙 보더니 잘 봤다며 나가십니다. 얼마나 뒷모습이 예쁜지 “네에 안녕히 가세요!”

(2018.08.30)




편해지면 더 편해지고 싶은가 봅니다. 비를 핑계로 아침 운동을 거른데 그치지 않고 이틀 연속 택시를 타고 출근을 했습니다. 아침 남은 시간이 많아 한결 여유로웠지요. 그런데 오늘 아침 비가 오지 않은 데도 불구하고 몸이 저를 자꾸 택시 쪽으로 끌고 갑니다. 그 유혹이 대단합니다. 에라! 모르겠다. 눈 찔끔 감고 몸 하자는 데로 그대로 두었습니다. 타성으로 굳어지면 안 될 일이라는 것을 머리로는 계속 생각하면서요. 내일은 필히 정상으로 돌아가야지요. 유혹에 넘어가지 말자 강남석! (2018.08.30)




작년 가을 가게 앞 화단에 나팔꽃 씨를 마구 뿌려 놓았더니 바람대로 지금 나팔꽃 넝쿨이 군락을 이루었습니다. 오며가며 또는 가게 안에서 느끼는 푸르름은 좋으나 사실 앞문도 없는 열악한 환경의 우리 점빵이 제1선은 국가 가로수 플라타너스가 자리하고, 제2선은 건물 가로수 느티나무가 주인행세를 하며, 제3선으로는 나팔꽃까지 나섰으니 장사의 기본도 갖추지 못한 셈입니다. 간판 노출도 어려운데 가게 정면 노출까지 어려우니 제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모르는 일이지요. 듣기 좋게 공부하고 사색하는 터전이라고..... (2018.08.29)




작은 이유라도 있으면 그 이유를 빌미로 지나치고 싶은 게 아침 운동입니다. 어제 아침은 비를 핑계로 오늘 아침은 날씨가 선선해져서 그 기분을 마음으로 느끼는 하루를 만들자고 아침운동을 거르고 가게에서 한 시간 여 더 잤습니다. 사실 저의 아침운동 역사가 벌써 20여년에 이르고 있습니다. 혈압이 있다는 판정을 받은 뒤로 그 혈압과 싸우기 위해 시작하여 오늘까지 온 것입니다. 앞으로도 별 수 없이 계속해야 하는 일이고요. 저 보다 식구들에게 폐를 끼치는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지요. (2018.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