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한낮인데도 불구하고 멀쩡한(2018.05.05~2018.05.08)

강남석 2018. 5. 22. 17:09


군대에 가서 빨래를 내 손으로 하면서 엄니가 식구들 빨래에 얼마나 힘들었을까 처음으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어서 돈 벌어 엄니 세탁기라도 하나 사드려야겠다고 굳게 마음먹고. 복학을 해서 내 하숙비하고 용돈을 쑥 빼면 반 가까이 비워버리는 아부지 월급봉투를 보면서 얼른 취직해서 돈 벌어 집안 살림을 도와야겠다고 굳게 마음먹고. 취직하고 3개월 첫 상여금이 나오자마자 바로 세탁기를 사드렸습니다. 그도 아낀다고 엄니는 한쪽에 놓아두고 보기만 하시드만. (2018.05.08)




어버이 날을 앞두고 언제가부터 우리 애들이 카네이션을 준비했나 은근히 들여다보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카네이션을 받고 싶어사 아니라 적어도 아이들이 그 정도의 양식(良識)은 가져야하지 않을까 생각해서입니다. 그러면서 저는 또 어떠한가? 목포에 계시는 어머니께서 치매라 아무것도 모르신다는 것을 핑계로 그냥 지나갑니다. 물론 미안한 마음이야 어찌 없겠습니까만 자식들 한테는 기대하고 어머니께는 양해를 구하는 형국이니 어찌 저를 나쁜 놈이라 부르지 않을수 있겠습니까? (2018.05.07)




입이 방정입니다. 애엄마와 잠시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제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여러 아짐들의 근황을 살짝 알려 주었습니다. 때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때로는 추임새를 넣어가며 호응을 해주기에 아무런 생각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이를테면 시기나 질투 같은.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아침에 집에서 나오는데 평소 같으면 자고 있을 시간인데 제 등 뒤에 이런 말씀을 던져 주십니다. “오늘은 작은 각시 집에서 점심도 먹고 저녁도 먹고 오세요!” 그런데 어찌 자고 오시라는 말씀은 빼시는지요?(2018.05.06)



새벽 5시40분에 폭탄주는 처음 일입니다. 나주곰탕집에서 수육을 안주로 목에 들어가는 폭탄주가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습니다. 모처럼 잡은 일요 아침 골프를 이제까지 멀쩡하던 날씨가 오늘 일찍 비를 뿌리기 시작하면서 우리 발을 묶어버렸습니다. 평소에 골프를 즐겨하지는 않지만 잔디에 푸르름이 얼마나 올라왔는지 다소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4시간의 조찬모임으로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언제나 우리의 화제는 수지영업부 시절이 독차지 합니다. 오기주 사장께서 크게 쏘셨습니다. (2018.05.06)



한낮인데도 불구하고 멀쩡한 왼쪽 어깨와 달리 오른쪽 어깨 부위가 추웠습니다. 같은 날씨에 양쪽이 느끼는 온도가 다르다니 역시나 러닝셔츠의 오른쪽 팔 부분이 들어가지 않고 홀로 놀고 있었습니다. 샤워장에서 윗셔츠와 러닝셔츠를 함께 벗었다가 함께 입으면서 러닝셔츠의 오른쪽 팔 부분을 놓친 것입니다. 매사 제가 하는 일이 그렇습니다. 하나하나 천천히 벗고 입으면 될 것을 뭐가 바쁘다고 두 옷을 함께 벗고 입고하는지 모르겠습니다. ㅋㅋㅋ 남들 옷 벗는 시간에 샤워까지 마칩니다. (2018.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