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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시골에서 낙지가 올라오는(2015. 05.01~2015.05.05)

 

아침 4,100원짜리 식사가 주는 소소한 행복이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렸습니다. 일요일 아침까지도 멀쩡하게 식사를 제공하던 남부터미널 구내식당이 하루사이에 공터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주방 장비를 비롯한 모든 시설이 없어졌고 일하는 사람들 역시 한 분도 안보입니다. 터미널 내에는 검정 조끼를 입은 사내들만 이 곳 저곳에 배치되어 삼엄합니다. 아마 터미널 운영권과 관련하여 무슨 분쟁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만 덕분에 오늘 다시 도시락을 싸왔습니다. (2015.05.05)

 

 

 

어제 아침까지 멀쩡하게 식사를 제공하던 남부터미널 구내식당이 하루사이에 공터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주방장비며 의자며 탁자며 자판기 등 모든 시설이 싹 철수하고 일하는 사람들 역시 한 분도 안보입니다. 그러고 보니 터미널 내에는 검정 조끼를 입은 건장한 청년들이 수십 명 이 곳 저곳에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운전기사들께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아도 다 입을 다물어 버립니다. 아마 터미널 운영권 관련 분쟁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2015.05.04)

 

 

 

 

생활 속 제 주변에서 저에게 분노를 일으키거나 부정적인 생각을 들게 하는 모든 일들을 배제하는 의도적인 노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먼저 항상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던 정치사회적인 현상을 지워내기 위해 신문은 오자마자 접어서 한쪽으로 치우고 방송 또한 뉴스부문은 일절 보지 않고 있습니다. 경쟁적 상황으로 마음을 흔들 스포츠 현장 중계도 일절 사양하고 있습니다. 이런 등등의 노력으로 인해 역시 요즘은 제가 평상심을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2015.05.04)

 

 

 

술자리에서 아직 못 버리는 습관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옆 자리의 모르는 사람들에게 말을 걸거나 술을 권하는 일입니다. 어제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옆 자리에서 다정하게 술을 마시던 아짐 두 분과 아저씨 한 분이 나의 희생양이 되었습니다. 아니 제 마음속으로는 아짐 두 분만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어제는 술판이 커지며 웃음이 넘치는 자리가 되어서 다행이지만 상대에 따라서는 봉변을 당할 수도 있어 이도 버려야 할 일입니다. 산들! (2015.05.03)

 

 

몇 년 전 방문한 적이 있는 비구니 승 한 분이 들어오셨습니다. 반갑게 인사를 하자 "알아봐주시니 감사하다."면서 "급히 나오다보니 돈이 하나도 없다."며 3천원만 빌려달라고 하십니다. 순간 제 마음이 기뻐졌습니다. 보시할 일을 찾아서라도 할진데 이렇게 저절로 생기다니. 잔돈을 챙겨 일만삼천 원을 드렸는데 한사코 만 원짜리는 돌려주십니다. "그러면 거꾸로 만원을 가져가세요. 그래야 제 마음이 편합니다." 네! 스님께서 제 말을 받아들이고 발걸음을 바삐 남부터미널로 옮기셨습니다. (2015.05.01)

 

 

시골에서 낙지가 올라오는 날은 일찍 들어가야 합니다. 낙지 요리의 시작은 산낙지를 칼로 조사서 참기름을 두르고 거의 목에 넘기다시피 먹는 것부터 출발하기 때문입니다. 일종의 보약이지요. 서울 우리 집에 오래 머무르시는 게 미안하신 장모님께서 광주 대인시장에 전화를 해서 낙지 20마리를 올리셨는데 제가 어제 선약이 있어 기대에 부응을 못했습니다. 오늘 아침은 부러 기다렸다 장모님표 낙지요리를 들고 나왔습니다. 그냥 계셔도 되는데 역시 사위는 백년손님인가 봅니다. (2015.05.01)